가을에 되돌아보니

김성한 장로(전도본부장)

 

 

1.새벽에 신천변을 걸으면 코스모스라든지 루드베키아같은 가을꽃들이 어느새 바람결에 흔들리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아! 가을인가, 아! 가을인가, 아아아아아아아 가을인가봐, 물독에 떨어진 버들잎 보고 물 긷는 아가씨 고개 숙이지’라는 노래가 잎가에 맴 돕니다.

해마다 가을을 맞이하게 되면 아! 벌써 가을이구나 하는 탄식 어린 감탄사를 발하게 됩니다. 세월이 벌써 가을이 되었구나 하는 빠른 세월에 대한 아쉬움도 물론 담겨있지만 그 보다는 지나 온 날에 힘써 살아오지 못 했다는 후회가 더 짙게 담겨 있습니다.


2. 2002년은 개인적으로도 생각해야 할 점들이 많았습니다.

추풍령고개를 넘듯 인생의 한 고개를 넘어서는 길목이어서 이런 저런 생각들이 참 많이 들었던 전반기였습니다. 박목사님 설교대로 작전타임을 부르고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무엇 좀 제대로 해보려고 해 보았지만 그냥 세월을 일상의 일들에 묻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말 그날까지 이런 어정쩡한 태도로 살다가 하나님 앞에 서버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때때로 들기도 했지만 한사코 매달리는 일상을 떨쳐 버리지 못 했습니다. 사람을 미워한 일이 많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용서하기에 너무 인색했다는 후회가 아프게 남아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는 주기도문을 때때로 외우며 묵상해 보기도 하고 눈물이 나도록 용서하라는 조언을 마음에 새겨 보기도 합니다. 또한 언제가 되어야 마음의 묵상과 입술의 모든 말이 주께 열납되게 될런지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속의 생각과 입술에서 터져 나오는 말들이 때로 남을 슬프게 하고 하나님을 답답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무조건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겠다고 다짐을 해보기도 합니다.


3. 아쉬움은 교회적으로도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는 올해 ‘남산부흥 2002・2002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여러번에 걸친 전도특강과 부흥회를 하면서 전도하자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려 애를 썼습니다. 그러는 사이에도 교회에 말할 수 없이 큰 어려움들이 있어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많은 성도들이 참여하여 힘닿는 대로 전도하였습니다. 기도는 숨쉬기요 말씀읽기는 음식 먹기요 전도는 운동이니 하자고 안 해도 될 것인데 뭣 하러 이런 운동을 하느냐고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기본적인 것들도 좋은 방법을 택하면 훨씬 효과적이듯이 2002・2002운동은 그냥 있었던 것 보다는 교회적으로 대단한 효과를 가지고 왔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성경을 읽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늘 단편적으로 읽었고 성경보다는 해설서나 신앙서적에 중심이 가 있었는데 올해는 성경을 한번 통독해 보자는 마음이 들어 지금 거의 완독단계에 접어들었고, 또 성경말씀을 읽으면서 주석이나 신앙서적보다는 말씀자체에 점점 더 강한 흥미를 느끼게 되었으며 기도도 지난해보다는 교회를 위한 기도가 늘었고 전도도 지난 해 보다는 훨씬 열심히 했습니다. 이것은 2002・2002운동의 효과라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주보를 찾아 8월말 주일까지 전도되어 등록된 교인들의 수자를 지나간 해들과 한번 비교해 보았습니다. 2000년에 141명이 등록되었다가 2001년에는 118명이 등록되어 감소되더니 올해인 2002년에는 무려 823명이 등록되었습니다. 전도를 말할 때마다 실적을 목표로 숫자를 언급하는 것이 하나님께나 새 가족들에게 한없이 죄송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비교해 보았더니 2002․2002운동의 가시적인 효과는 상당하였습니다. 비록 새 가족의 약 절반정도가 외국인근로자나 노인들로서 전년도에는 계수가 안 되었고 또 한번 내지 몇 번 정도만 왔다가는 사람들이어서 다소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하나님이 한번이라도 교회에 나온 사람들을 결코 값없이 여기시지 않으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점을 감안하더라도 올해의 성과는 목표에는 미치지 못 했지만 지난해에 비추어 보면 대단히 긍정적인 성과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쨌든 산술적으로 월평균 100명 정도 등록된 셈인데,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4개월 동안 400명 정도 더 등록이 예상되어 총 1200여명 정도가 등록하게 되어 목표에서 1000명 정도가 부족하게 됩니다.


그런데 전도에 조금이나마 실제적으로 관심을 가진 사람은 대개 마음에 둔 사람들을 전도한 셈이 되어 9월부터 과연 전반기처럼 월 100명 정도의 등록이 가능할 지는 심히 의문입니다. 전번 설문결과에 의하면 30%를 넘는 상당한 비율의 교인들이 전도에 거의 관심이 없어 전도대상자(태신자)조차 선정하지 못 하고 있었고, 현재 태신자 카드를 제출한 교인이 올해 통 털어 100 수십 명에 불과하여 후반기에 좀더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4. 이런 가시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그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은 산술적으로 800명이 넘는 성도들이 등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출석교인의 수는 지난해와 다를 바 없다는 심각한 사실입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등록한 사람들이 대부분 교회에 정착하지 못 하고 이탈되고 말았다든가 아니면 기존의 성도들이 무슨 이유에서인지 교회를 많이 떠났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도를 하면서 참으로 한 영혼 한 영혼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을 정성을 다하여 섬기는 마음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자칫 이 들을 하나의 숫자로 파악하는 죄를 범치 말아야 할 것입니다. 등록된 교인들의 숫자에 관심을 표하기 보다는 그들 등록된 교인들의 생명 즉 그 인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나는 한 사람밖에 전도 못했다는 자책을 하기 보다는 전도한 한 영혼을 정성을 다하여 돌보는 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교회에서도 전도되어 하나님 앞에 처음 나온 영혼들을 온갖 정성으로 양육하는 일에 힘써야 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 뿐 아닙니다. 전도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기존의 성도들을 소중히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자면 교회가 신명나고 살맛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교회에서 자유와 행복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이유로든 억압하고, 무시하고, 상처를 주고, 슬프게 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또 교회에 오면 괜히 생동감이 넘치고 혼자서 고민하고 힘들어했던 문제들이 어쩐지 술술 풀릴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잘 하는 일이 있으면 서로 칭찬하고 축하해 주고 못 하는 일이 있으면 따뜻한 마음으로 격려하여 함께 나아가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고 자기보다 못 한 사람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심하며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있으면 도와서 함께 살아 갈 수 있는, 그렇게 생명을 살리고 모두가 함께 평강을 누릴 수 있는 교회가 되었으면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회에 먼저 나온 사람들은 내가 선배인데 하는 생각보다는 새로 들어 온 교인들이 어떻게 하든지 교회에 자리 잡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교회가 된다면 전도는 훨씬 수월해 질 것입니다. 누구든지 교회에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결코 떠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친구들을 또 데려오고 싶어지는 교회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5. 전도본부장으로서 전반기를 보내면서 느낀 감상들을 두서없이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말만 앞 세웠지 좀더 제대로 하지 못 했다는 자책감도 들고 능력의 부족함도 느낍니다. 자신을 들여다보면 무엇 하나 해낼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진실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 외에는 달리 길이 없는 듯 합니다.


2002년 가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