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분쟁해결 절차 소개】

이원범 판사(서울고등법원, 대법원 법원행정처 송무심의관)

 

 

1. 들어가며


누구든지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여러 상황에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하여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우리 기독인들은 성경 말씀에 따라 자신의 행동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행동한다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 또한 우리와 같은 기준에 따라 행동하여 주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고, 이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권리나 법률관계의 다툼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 당사자들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국가가 미리 마련한 분쟁해결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공적(公的) 분쟁해결수단으로서 국가가 마련한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법원에 의하여 운영되는 재판제도입니다. 그런데 재판제도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정에 반드시 출석하여 엄격한 절차에 따라 엄숙히 진행되는 법정절차(法廷節次)만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법원에는 이러한 정식의 재판절차 외에도 국민의 편의를 위하여 여러 가지 간편한 재판절차가 마련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러한 분쟁을 당사자들의 자율적 판단과 노력에 의하여 해결할 수 있는 절차(화해․조정)도 만들어져 있으므로, 이러한 분쟁해결절차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불필요한 경제적․시간적 낭비를 막고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분쟁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전제가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대표적인 간편한 분쟁해결절차에 대해서 살펴보고 이해를 돕고자 합니다.



2. 간편한 분쟁해결절차


정식의 재판절차 외에 법원에 마련되어 있는 간편한 분쟁해결절차로서는 크게 민사조정제도, 지급명령신청제도, 소액소송, 제소전화해제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1) 민사조정제도

먼저 민사조정절차는 조정담당판사 또는 법원에 설치된 조정위원회가 분쟁당사자로부터 주장을 듣고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조정안을 제시하고 서로 양보와 타협을 통하여 합의에 이르게 함으로써 분쟁을 평화적이고 간이․신속하게 해결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민사조정절차의 장점으로서는 소송과 같은 엄격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말할 있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소송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신속한 해결이 가능할 뿐더러(소송절차에 비하여 빠른 시일 내에 조정기일이 정해지고, 대부분 한번의 기일출석으로 종료), 절차비용이 저렴한 점(소송에 비하여 인지대가 1/5), 당사자 사이의 상호 타협과 양보에 의하여 분쟁을 해결하므로 대체로 감정대립이 남지 않습니다. 그 외 진행상으로도, 민사조정절차는 조정담당판사 또는 조정위원회가 딱딱한 법정이 아닌 자유로운 분위기의 조정실에서 당사자의 말을 충분히 듣고 양식과 경험이 풍부한 조정위원들의 참여로 실정에 맞게 조리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고,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밀이 철저히 보장됩니다.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여 나가는 가운데 발생하는 대부분의 분쟁은 당사자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또 그와 같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에 조정과 소송 중에서 우선 조정절차를 통한 분쟁해결을 시도하여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특히, 가족이나 친족 또는 이웃간에 분쟁이 발생하여 도저히 자율적 해결은 어려운 경우나 분쟁해결의 진행과정에서 비밀이 보장될 필요가 있는 사건, 분쟁의 형태가 복잡하고 다수의 이해 관계인이 관련된 사건, 법적 기준에 따른 일도양단(一刀兩斷)적 판단보다는 거래의 실정이나 관행 등을 중시한 결론을 도출하여 절차종료 후에도 계속적 거래관계의 유지가 필요한 사건 등에서 민사조정제도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 지급명령제도

지급명령신청제도는 독촉절차라고도 하는데, 금전이나 유가증권의 지급을 목적으로 청구권에 관하여 채권, 채무관계가 확실한 경우에 채무자의 변제를 확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지급명령제도는 채권자가 제출한 소명자료에 의하여만 결정하고 따로 채권자가 법정에 출석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는 소송절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지급명령을 받아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고, 또한 인지대가 매우 저렴(소송에 비하여 인지대가 1/10)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급명령제도는 상대방이 이의신청을 하면 그 이의신청의 당부에 관계없이 통상의 소송절차로 옮겨지는 잠정적 분쟁해결절차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지인(知人)과의 금전거래나 영업상의 거래관계에서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는 인정하면서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지급을 늦추고 있는 경우에 이를 이용하면 편리할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이 돈을 빌린 기억이 없다든지 이미 갚았다고 말하고 있어 지급명령신청을 하더라도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여 소송절차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독촉절차를 이용하기보다는 직접 민사조정신청 또는 소송을 제기하는 편이 더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지급명령제도는 액수에는 제한이 없으나 금전청구에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소송의 목적이 건물명도․토지인도, 소유권이전등기 청구 등인 경우에는 이를 이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3) 소액소송

소액소송절차는 소송목적의 값이 2,000만원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금전청구 사건에 이용되는 간이한 소송절차입니다. 

이러한 소액사건은 신속한 처리를 위하여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은 통상의 민사소송에 비하여 신속히 변론기일을 지정하여 원고에게 기일통지를 하고, 되도록 1회의 변론기일로 심리를 마치고 즉시 선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변론기일의 지정을 하지 않고 소액사건의 소가 제기된 때에 법원이 결정으로 피고에게 청구취지대로 이행할 것을 권고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행권고결정을 받은 후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이행권고결정에 대하여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며, 원고는 이러한 이행권고결정정본으로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소액사건의 경우에는 법원에서 기일통지가 되면 법정에 출석하여 재판에 임하여야 하나, 본인이 출석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때에는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호주는 법원의 허가 없이도 소송대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신분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호적등본 또는 주민등록등본 등으로 신분관계를 증명하고, 소송위임장으로 당사자와의 관계를 증명하여야 합니다.

소액소송은 대체로 법원이 주도적으로 절차를 진행하므로 당사자들은 증거자료와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을 미리 준비하는 정도로 준비하면 충분합니다. 재판과정에서 의문 나는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담당 재판부에게 간결하게 문의하고, 재판부의 질문에 대하여는 명백히 알고 있는 사항에 대하여는 적극적으로 답변하고 불명확한 사항에 관해서는 나중에 정확히 확인하여 서면 등으로 답변하는 편이 무난할 것입니다. 판결의 선고는 변론이 종결되면 즉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판결서는 나중에 집으로 송달됨), 판결서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게 되어 있으므로, 자신의 승패나 그 이유에 관해서 재판절차에서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제소 전(提訴 前) 화해 제도

제소 전 화해 제도는 민사분쟁이 소송으로 발전되기 전에 양 당사자가 판사 앞에서 화해하는 것으로서 판결과 같은 효력이 발생하는 제도입니다. 당사자들끼리 서로 양보하여 화해했으면 충분하지 굳이 번거롭게 판사 앞에서 화해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이 생길지 모르겠으나 법원 외에서 당사자들끼리 하는 화해는 일종의 사적(私的) 계약에 불과하고 당사자가 이를 나중에 부인하는 경우에는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야 하는 등의 불편이 따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화해가 이루어졌을 때 법원에 제소 전 화해를 신청하여 판사 앞에서 화해하는 취지를 밝히고 이를 조서에 기재하게 하면 판결이 확정된 경우와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여 후에 상대방이 화해의 내용을 부인하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더라도 다시 소송을 제기할 필요 없이 채권자는 바로 채무자의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한편 이러한 제소 전 화해 제도 이외에 재판진행 중에 재판부 앞에서 당사자가 화해하면 역시 소송절차는 종료되고 그 내용이 기재된 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지니게 됩니다. 물론 당사자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화해는 절대로 성립될 수 없으므로 그 성립은 전적으로 당사자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고 하겠으나, 대체로 담당재판부가 이를 간곡히 권유할 때에는 그 사건에 있어서는 일률적 기준에 의한 법적 판단이 부적당하여 판결로는 적정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부적절한 경우가 많으므로 대체로 재판부의 의사를 존중하여 주는 편이 바람직하나 자신이 생각하는 결론과 차이가 커서 도저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을 때는 재판부에 생각할 시간을 요구하고 후에 서면 등을 통하여 분명하게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3. 맺으며


성경말씀과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한 우리들이 형사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영위하면서 타인과의 관계에서 민사분쟁이 발생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분쟁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해결수단에 관하여 늘 정확한 지식과 최신의 정보를 확보하여 두는 것이 현대를 사는 지혜일 수 있습니다.


법원에서는 국민들의 사법편의 향상을 위하여 인터넷을 통하여 정확하고 신속하게 사법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를 이용하면 앞서 간략히 살펴본 분쟁해결절차의 내용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소송절차, 자신이 관계된 사건의 진행상황, 재판에 사용되는 문서양식 등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등기인터넷서비스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집에서도 자신의 부동산뿐만 아니라 전국 대부분의 부동산에 관하여 등기부를 열람할 수 있어 대단히 편리합니다.

이와 같은 여러 가지 편리한 사법서비스를 잘 활용하여 분쟁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는 간단한 사건이라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단 스스로 적절할 해결수단을 찾아볼 것이며, 분쟁이 양상이 복잡하고 중요한 경우에는 되도록 신속히 주변의 법률전문가로부터 법률적 도움을 받는 편이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위에 언급한 내용들이 교우 여러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두서없는 글을 마치겠습니다.